감정을 직접 그린 감성짤 3컷과 자잘한 속마음들.“이모티콘으론 부족한 날의 감정 기록법”. 이번에는 말이 아닌 그림으로 말하는 것에 대해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 짤 1 – “그냥... 멍...”
[짤 설명]
첫 번째로 그린 짤은, ‘아무 생각도 없지만 뭔가 계속 생각하고 있는 표정’이다.
눈은 초점을 잃고, 입은 어정쩡하게 벌어져 있고, 머리 위엔 구름 하나가 떠 있다.
비도 안 오고, 해도 안 나고, 그냥 흐린 날처럼.
[짧은 글]
가끔 그런 날이 있다. 기분이 나쁜 것도 아닌데, 좋다고 할 수도 없다.
자기 전엔 꼭 울 것 같다가도, 막상 아침에 일어나면 별일 아닌 것 같고.
이 짤은 그런 상태를 그렸다. 아무 일도 없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건 아닌 상태.
누가 말 걸면 “응” 아니면 “아니”만 하고 싶은 날.
[기록 포인트]
감정 명칭: 무감각한 과잉생각 상태
처방: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물 한 컵 마시기
제목: “생각은 많은데, 논리는 없다”
😡 짤 2 – “예민 버튼 ON”
[짤 설명]
두 번째 짤은 얼굴 중앙에 ‘예민’이라고 쓰인 빨간 버튼이 박힌 캐릭터.
버튼 위에 손가락이 다가오고 있고, 캐릭터는 분노와 불안 사이 어딘가에 있다.
눈썹은 하늘로 솟고, 뺨은 빨갛게 달아오른다.
곧 폭발할 듯하지만, 애써 참는 중이다.
[짧은 글]
별 것도 아닌 일인데 짜증이 나는 날.
“너 그거 왜 그렇게 해?” 같은 무심한 한 마디에 머리부터 심장까지 벌컥 끓는 날.
이 짤은 내가 나를 제어하려 애쓸 때 그려본 것이다.
그래도 울지는 않고, 소리지르지도 않고, 그냥 그림을 그렸다.
[기록 포인트]
감정 명칭: 억제된 분노의 입구
처방: 휴대폰 끄고, 매운 과자 먹기
제목: “오늘은 버튼 누르지 마세요”
🙂 짤 3 – “나 오늘 잘 살았다”
[짤 설명]
세 번째 짤은 웃고 있는 캐릭터인데, 눈동자 안에 살짝 눈물이 고여 있다.
입꼬리는 올라가 있지만, 볼에는 땀방울 하나.
손에는 ‘수고했어 오늘도’라고 적힌 조그만 종이가 들려 있다.
해는 졌고, 그림자는 길다.
[짧은 글]
딱히 대단한 하루는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도 모르게 나는 좀 열심히 살았다.
비벼 먹고, 씻고, 할 일 하나 하고, 친구한테 연락도 했고.
이 짤은 그런 날의 나를 위한 박수 같은 느낌이다.
누군가 알아주진 않아도, 나는 알잖아. 나 오늘, 잘 살았다고.
[기록 포인트]
감정 명칭: 소소한 자존감 충전
처방: 창문 열고 밤공기 맡기
제목: “오늘도 꽤 괜찮은 나”
🧷 마무리: 감정은 말보다 그림이 빠를 때가 있다
우리는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만, 말로는 도저히 안 되는 날이 있다.
억울한데 설명하기 귀찮고, 기쁜데 티 내긴 오글거리고, 슬픈데 이유가 없는 날.
그럴 땐 짤을 그리는 게 내겐 제일 빠른 감정 표현 방식이었다.
그리고 그 짤들엔 꼭 예술성이 없어도 된다.
삐뚤빼뚤해도, 낙서 같아도, 그 안엔 “진짜 내가 있었던 순간”이 담긴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봐 주는 짤 하나.
그게 언젠가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에 도착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