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별 ‘최악의 카페’ 순례기 – 커피보다 인내심이 필요한 시간들. 오늘은 도시별 최악의 카페에 대해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서울: ‘뷰는 인스타, 맛은 고문’
카페 이름: (비공개 처리)
위치는 경리단길 끝자락, 외관은 무려 핑크 유럽풍.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아… 여기 뷰 맛집이구나’ 싶었다.
천장이 높고, 햇살이 잘 들고, 식물도 크고 싱그럽고, 좌석도 다양하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진’ 기준의 이야기였다.
의자는 모두 철제. 쿠션 없음. 한 시간만 앉아도 꼬리뼈가 고통을 호소한다.
테이블은 허리 높이와 맞지 않아 노트북 사용은 금세 어깨 통증으로 이어진다.
커피는 무려 ‘핸드드립’이라고 했지만, 내가 받은 건 뭔가… 미지근한 수돗물 느낌?
요약하자면:
맛: 뜨뜻미지근한 커피에 6,500원
좌석: 예쁘지만 실용성 제로
와이파이: 아예 비밀번호를 안 알려줌
특이점: 사진 찍으러 온 커플만 행복해 보임
혹평 한 줄평:
“사진에선 분명 맛있어 보였는데… 필터가 모든 걸 속였다.”
부산: ‘바다 보이는 벌집의자 감옥’
카페 이름: (비공개 처리)
광안리 해변을 바로 바라볼 수 있는 창가 자리.
이 카페는 ‘뷰’ 하나로 이미 SNS에서 유명한 곳이다.
커다란 통유리 창 너머로 바다가 펼쳐지고, 밤에는 광안대교 불빛이 쏟아진다.
문제는 그 ‘뷰’를 즐기기 위해선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선 의자.
벌집 모양의 나무틀에 앉으면, 처음 5분은 “와 분위기 좋다~”인데
10분 지나면 엉덩이에 문양이 새겨진다. 진짜다. 나무 틈 사이로 눌린다.
게다가 창가 자리는 모두 경사진 바닥 위에 설치되어 있어,
의자와 테이블이 균형이 맞지 않아 커피야말로 ‘스릴 있게’ 마시게 된다.
커피 맛은?
솔직히 ‘마셨다’는 것만 기억에 남았다. 산미가 폭주했고, 얼음이 반 이상.
게다가 와이파이는 마치 2005년 느낌. 로딩만 하다 글 쓰기를 포기했다.
요약하자면:
맛: 바다 향에 묻힌 커피의 존재감
좌석: 벌 받는 기분의 벌집 나무의자
와이파이: 바다 건너 일본 서버 느낌
특이점: 사진은 최고, 체감은 최악
혹평 한 줄평:
“뷰 말고 남은 건, 엉덩이 통증 뿐.”
대구: ‘분위기 깡패, 서비스 최악’
카페 이름: (비공개 처리)
대구 도심의 리노베이션된 한옥카페.
들어가자마자 탄성이 나올 정도로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조용하고, 나무 향도 나고, 음악도 감성적.
그런데… 점원이 아무 말도 안 하고 커피를 놓고 가더니, 주문도 셀프로 하고… 뭐지?
주문하려다 직원에게 “여기 주문할게요~”라고 했더니
“키오스크로 해주세요”
그리고 키오스크 앞엔 줄이 8명.
커피 한 잔 사기 위해 대기시간 10분, 제조 15분.
커피는 또 왜 이렇게 뜨거운가. 컵을 손에 들 수가 없을 정도.
맛도 딱히… 달지도 쓰지도 않은데 그냥 “묘하게 불쾌한 맛”이랄까.
게다가 에어컨 바람은 머리 위에서 내리꽂히고, 와이파이는 연결돼도 안 된다.
요약하자면:
맛: 온도만 높고 맛은 기억에 없음
좌석: 좁고 낮음. 한옥 특유의 불편한 높이
와이파이: ‘연결됨’만 뜨고 작동은 안 됨
특이점: 분위기만큼은 진짜 좋다… 그래봤자다
혹평 한 줄평:
“여기선 마음이 힐링되기 전에 멘탈이 나간다.”
마무리: 혹평이 더 솔직할 때가 있다
누군가는 “굳이 이렇게까지 쓰냐”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런 카페 후기를 솔직하게 풀어내면
“헉, 나도 거기 갔는데 완전 공감!”이라는 반응이 제일 많다.
‘좋은 것’만 소개하는 글은 많지만,
‘별로인 경험’을 다정하고 유쾌하게 말해주는 글은 의외로 적다.
그래서 나는 이 시리즈를 ‘욕하면서 다시 보는 콘텐츠’로 만들고 싶다.
재미로 시작했지만, 누군가에겐 ‘시간과 돈을 아끼는 가이드’가 될 수도 있으니까.
도시별로 ‘최고의 카페’도 좋지만,
가끔은 ‘최악의 카페’ 순례도 나쁘지 않다.
삶이 늘 달콤할 수 없듯, 커피도 늘 맛있을 순 없으니까.